1. 정을 나누는 장소를 제공하는 Paint Nite
우리나라 전통 중에서 마실이라는 말이 있죠. 사전적인 의미는 이웃에 놀러 간다는 의미로 쓰이는데요. 요즘처럼 아파트나 빌라가 많지 않을 때는 이웃집이 바로 옆에 있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어 시간을 일부러 내서 찾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단지 찾아간다는 차원보다는 같이 모여서 살아가는 얘기를 하러 간다는 말이 맞을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이웃이 멀리 있어도 서로에 정을 느끼기 위해서 또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 만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또한, 이사를 가거나 개인 사업장을 개업하면 주변 이웃에게 떡을 돌려 알리는 경우가 많았죠.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웃 간에 물리적 거리는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봅니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서 주거공간이 한 곳에 모이고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겠죠. 그렇다고 가까워진 물리적 거리만큼 마음에 거리가 가깝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누가 이사를 오는지 등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그만큼 이웃에 관심이 없어졌고, 관심을 넘어 정(情)조차도 없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사고나 행동방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겠죠. 개인에 일이나 생활을 더 중요시 여기는 서구식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정이 그리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이라 함은 서로 이웃끼리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한 공간에 모여 음식을 나누거나 담소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요즘 사람들은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할 업체가 바로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Paint Nite'입니다.

2. Paint Nite의 비즈니스 모델
Paint Nite는 식당이나 카페 등을 대여하여 미술 강좌를 열고, 참석자들에게 제공할 음료나 주류, 음식을 준비합니다. 이용자에게는 티켓을 판매하여 참석하게 합니다. 이용자들은 미술 강좌가 있는 장소에 참석하여 자유스럽게 술이나 음료, 음식을 주문해서 즐기며 그림을 그리면 되며, 모인 사람들과 서로 그림에 대해 소통을 할 수도 있죠. Paint Nite는 미술 강좌를 하는 강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수입을 배분합니다. 강사는 미술 강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Paint Nite에서는 장소를 준비하거나 미술용품, 음료, 음식 등을 준비해줌으로써 여건을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Paint Nite는 2012년에 설립되었는데 창업자인 덴 허만은 친구인 션 맥그리일과 함께 음식을 즐기며 그림 그릴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전 세계 1,500여 개 도시에서 Paint Nite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미술강좌에 참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로 이렇게 관심이 높은 것일까요? 요즘같이 Twitter나 Facebook 등 SNS나 매스미디어가 발달되어 서로 만나지 않더라도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은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사람들은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을 좋아하고 미술이라는 창작 활동을 통해서 서로 얘기하며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변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통을 통해 정을 나누는 것이겠죠.

그러면 예전에는 이와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그러나 Paint Nite와는 달리 미술 강사들은 매장을 열기 위해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이용료도 비쌀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웬만한 사람이 미술강좌에 참석하기란 어렵고 정말 미술에 관심이 있고,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들이 참석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대중화되지 않은 전문적인 내용으로 특정한 사람들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범접할 수도 없었습니다.
특히 강사들은 스스로 강좌를 홍보하고 이용자를 모집해야 했으며, 강좌에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많고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Paint Nite는 티켓 판매를 대행해주고, 미술용품을 싼 값으로 대여해주고 있으며, 강사에게는 장소를 예약하고, 강좌를 준비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해서 부담을 줄여주었습니다.
3. Paint Nite의 가치 추구
Paint Nite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먼저 요즘처럼 사람간에 정이 없어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통해 정을 나눌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고, 둘째는 미술이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예술적 영역을 일반인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많은 미술 강사들에게 희망이 되었다는 것인데, 어렵지 않게 미술 강좌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음식을 즐기며 미술 강사에 강좌를 듣고 자신만에 미술작품을 완성한 특별한 시간을 보낸 창업자에 이런 경험이 Paint Nite라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그 가치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앞으로 Paint Nite는 4차 산업혁명이 지나가더라도 남아서 성장할 업체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업체가 많는데 그 가치를 따라갔으면 하는 제 바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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